난로의 시즌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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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dropcap size=”4″]12[/su_dropcap]월 13일. 오늘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부산이라 그나마 따듯한 곳이지만 추운건 추운거니까. 추워지니 방에서 자리만 차지하던 등유난로가 갑자기 예뻐 보인다. 작년에 채워둔 등유가 게이지를 보니 반쯤 남아있어 다행이다. 사람맘이 이렇게 간사하다.

일산화 탄소 경보기도 옆에 건전지를 넣어 세팅했다. [su_highlight background=”#f2fb7a”]일산화 탄소는 800ppm 정도면 구토하고 메스꺼워 하다가 12.000ppm 전후면 몇시간 안에 사망한다.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답게 냄새같은게 없으니 경보기는 필수다. [/su_highlight]

그러고 보니 일산화탄소 중독에 대한 경험이 몇번 있다. 어릴때 안락동 기왓집에서 살때 세들어 사는 아랫집 친구집에서 여동생이랑 같이 가서 놀다가 그집 연탄가스에 중독되어서 우리집으로 와서 토하고 끙끙거렸던 기억. 군대서도 한번 비슷한 경험이 있었고.

그리고 한참 지나 겨울산행 가서 큰 텐트 안에 휴대용 화목난로를 산우가 가져와서 중간에 피워놓고 고기궈먹고 자기전에 밖에 나가서 소변누려는데 빙빙돌고 구토 나와서, 직감적으로

” 아. 이거 일산화 탄소 중독이다”

싶어 안에 있던 사람들 다 끌고 나와서 눈바닥에서 뒹굴면서 오바이트 했던 기억.

한번 정도 겪으면 마음에 새기고 조심해야 하는데, 여러번 겪는 나를 보니 내가 봐도 참 한심타. 어쨋든 겨울이 다시 왔다. 겨울산 가본지가 생달 혹한기 촬영 이후로 없다. 하도 그때 고생을 해서 트라우마가 생겼다. 가끔 함께 촬영했던 악마피디도 문자와서 꿈에 그때 눈밭 이야기를 하는걸 보니 나만 그런것 같지는 않다.

겨울은 또 언젠가는 가겠지. 봄이 올때 내게도 함께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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