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힘


부실 도시락 파동을 겪고 있는 서귀포시가 ‘결식아동 급식지원 개선책’을 내놓았다.파문이 확산된 지 이틀 만에, 시장이 사과문을 발표한지 하루만에 이뤄진 신속한 조치다. 물론 그 중심에는 인터넷의 위력이 있다.

[#M_ 기사 더보기 | 닫기 | 급식지원 시스템 대폭 개선

서귀포시는 12일 “전문업체에서 도시락을 구입해 동사무소 직원들이 600여명의 결식아동 가정에 배달하는 방법으로 급식지원 시스템을 개선해 13일부터 곧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산하 동사무소는 모두 12곳으로 공무원들이 직접 배달함으로써 부대비용을 줄이겠다는 말이다.

또 토요일과 일요일은 기존대로 상품권을 지급하거나 쌀, 라면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배달비용을 절감하게 돼 한끼당 2500원인 급식비가 모두 도시락 질 향상에 쓰일 수 있다”고 서귀포시는 설명했다.

강상주 시장 결식아동 가정 찾아 위로

같은 날 강상주 서귀포 시장은 결식아동 가정을 찾아 직접 햄버거와 김밥 등을 전달하며 아이들을 위로했다.강 시장은 12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대륜동사무소를 찾아 결식아동들에게 지급될 도시락의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했다.

서귀포시와 위탁계약을 맺었던 시청 구내식당 업자가 점심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이날 아이들에게는 햄버거와 김밥 등이 제공됐다.이어 결식아동 가정 2곳을 방문해 “이번 부실 도시락 파문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실 도시락 파동이후 개선책 마련까지 이틀 걸렸다

이에 앞서 하루전인 11일 강 시장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서귀포시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담당과장을 직위해제했다.

부실 도시락 사진이 각 언론사를 통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제공된지 이틀만에 시장의 사과문 발표부터 담당과장 직위해제, 급식지원 시스템 개선까지 신속한 조치가 이뤄진 셈이다. 서귀포시와 강상주 시장이 이처럼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인터넷의 위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의 위력은 역시 거셌다

사실 부실 도시락 문제가 최초로 불거진 것은 지난 8일이다. 시민단체인 탐라자치연대가 ‘결식아동에게 제공되는 도시락이 너무 부실하다’며 개선 요구와 함께 도시락 사진을 서귀포시청 홈페이지에 올리면서부터다.

하지만 이때까지 서귀포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물론 토요일과 일요일이 겹쳤기 때문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전국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의 메가톤급 이슈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지난 10일 아침 지역 조간을 통해 일부 실태가 보도되고 각 언론사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부실 도시락 사진을 제공하면서 사태는 그야말로 일파만파로 번지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했고 서귀포시청 인터넷 홈페이지는 다운되기에 이르렀으며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항의글이 잇따랐다.일부 포털사이트에는 도시락을 바꿔주자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네티즌들은 같은 가격대의 도시락 사진을 비교해가며 서귀포시에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고 “차라리 공무원들이 직접 배달해 부대비용을 줄이라”는 글도 잇따랐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급식지원 개선안은 네티즌들의 바람대로 됐다.2500원짜리 도시락을 구입해 동사무소 직원들이 직접 각 가정으로 배달하게 됐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부실 도시락 타산지석

이번 사태를 겪으며 서귀포시는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제주도 내 다른 자치단체도 타산지석으로 삼으며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다.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가 이번 부실 도시락 파문을 밥을 굶는 아이들에 대한 급식 지원 시스템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벌써부터 전라북도 군산에서도 결식아동 도시락 문제로 시끄러운 것 같다. 세상을 바꾸는 인터넷의 위력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CBS제주방송 이인기자 twoman@cbs.co.k_M#]


언제부터 우리나라의 문제대응 시스템이 “터지고 나서 반성및 개선”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사람이 죽어야 개선이 되고, 또 쪽을 팔게 만들어 줘야 문제가 겨우 제기되는 그런 세상이 되었냐는 말이지.

결국 이런 시스템안에서 주목을 끄는 방법은 결국 “이벤트”다. 그리고 개선방식도 결국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되는 순간이다. 이번 일로 그렇잖아도 어려운 형편에 자존심과 마음에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더이상 상처받지 않고 배부르게 질좋은 식사를 할수 있길…

아아. 복지국가 그리고 세련된 지방자치에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왜 우리나라의 그것들은 뭐든지 좀 아쉽고 질낮고 모자랄까. 법이 더 필요한 것일까, 아니면 정책자들의 자질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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