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이틀에 한번씩 속보로 집 근처 광안리 바닷가를 왕복하는데, 운동할때마다 마주치는 한 할머니가 계신다. 뭐 그렇게 특별한 부분도 보이지 않는 그런 평범한 할머니. 그런데 이 할머니는 마주칠때마다 내게 <안녕하세요> 라고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하곤 반대쪽으로 운동을 가신다.

물론 좀 머쓱한 표정으로 나도 목례를 하지만, 역시 좀 생뚱맞은 기분을 숨길수는 없다. 모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저렇게 밝은 미소로 인사를 할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하며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들어오는 길에 나름대로 해답을 찾게 되었다.

<사랑>은 자기가 좋아하는 상대나 혹은 특별한 의미를 둔 존제에 대한 마음의 의미이다. 또한 이 의미는 일방적이기도 하며, 작위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자의 사랑의 의미는 모두 다르기도 하다. 물론 보편적인 의미의 사랑도 있지만, 역시 사랑은 참 쉽지 않은 의미이며, 그래서 참 어렵기도 하다.

그런데 <안녕하세요>란 의미는 그것보다 더 범위가 넓다. 또한 내 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는 나오기 쉽지 않으며, 또한 상대방이 편안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나오기 힘든 의미. 사랑보다 깊지는 않지만, 사랑보다 그 포용력은 확실히 넓고 크며 밝다.

길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안녕하세요>라는 말은 할수 있다. 또한 이 의미는 국제적으로 똑같은 의미이다. <사랑합니다>보다 어렵지도 않다. 그래. 분명 <사랑합니다> 보다는 <안녕하세요>가 더 크다. 하지만 물론 먼저 밝게 웃으며 이런 인사를 건내는게 쉽지는 않다. 일단 내 맘이 행복하고 편해야하고, 또 상대방을 배려해야 나올수 있는말. <안녕하세요>.

그 할머님은 참 행복하신가 보다. 밝은 얼굴로 내게 인사를 하시고 떠나시면서도, 연신 마주 오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사를 하신다. 그래. 그 할머님은 몸이랑 마음이 함께 운동을 하고 계신거구나. 몸은 운동하면서도 건강하지 못한 생각들로 고민중인 내 모습이 갑자기 부끄러워 졌다.

나도 다음 운동때 부터는 할머님처럼 그렇게 해봐야 겠다.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안녕하세요>라고 크게 웃으면서 인사해봐야지.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2 thoughts on “사랑합니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1. 사람들이 산에 올라갈 땐 타인이지만 내려올 땐 친구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네들도 지금은 산을 올라가고 있지만 벌써 산을 내려오고 있는 이들에겐 벌써 올라오는 이들도 같이 내려가는 이들도 친구이겠지요. 이건 우리가 이미 산을 올라가는 길이기에 정상을 보아야하고 정상을 본 후에라라 우리도 친구를 아주아주 많이 만들겠지요…

  2. 그 인사도 웃음도 의미를 `그냥 사교적인 기능이다`같은 걸로 못박아 놓고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한심하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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