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대학생활.그 추억들 [04] – 하이트의 비극. 그리고 …

술을 많이 마셔본 사람들은 아마 이런 상황을 이해할 것이다. 자신의 한계점(限界点)에 겨우 닿을락 말락한 음주상태. 육체는 정신의 지배(支配)를 받는다는 사실을 이런 한계점에서 인정하게되는 그런 상태.

그냥 자신을 잘 보듬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면, 그 괴로운 오바이트를 안하고 잘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못할때는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가선 화끈하게 게워내버려야 하는 그런 한계점의 상황…

아마 대학시절 어느 송년회에서 그런 한계점의 상황을 맞았던것 같다. 일부러 택시를 탄것도 그 괴로운 오바잇을 하기 싫어서였고, 기사 아저씨게 좀 천천히 부드럽게 몰아달라고 한것도 그런 이유. 특히 집앞에 게워낸 지짐전들이 많은걸 이미 예상한 나는, 경비실을 지나기 전까지는 다른데 눈을 돌리지 않으려고 양손으로 눈의 양쪽을 모두 가린채로 앞부분만 뿅 뚫은채로 직진. 직진.

집에 도착하자 마자 조심스레 옷을 벗고 샤워를 했다. 몸을 숙이면 위가 압박을 받기 때문에, 허리를 굽히지 않고 조심스럽게 몸을 씻고, 혹시 비위에 영향을 줄까봐 칫솔질은 피하고 가글로 조심스레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술냄새와 고기냄새가 밴 옷은 아예 방 밖에 두고 속옷까지 새걸로 갈아입었다.

그래. 이제 자면 된다. 요상태로 고히 잠들면 된닷.

조심스레 자리에 누워야 한다. 서있을때는 괜찮은데 갑자기 누우면 위가 부담을 받는다. 그래서 아주 눕지 않고 등뒤에 두개의 배게를 넣은다음, 상체를 약간 높여주었다. 그렇게 잠을 청하려니 여간 조심스럽고 긴장되기 이를데 없다. 그래. 티비를 틀어놓고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잠을 청해보자. 그래. 그게 좋겠다. 자세를 거의 바꾸지 않은 상태로 조심스레 리모콘을 들고 티비를 틀었다. 그 순간…

가슴을 탁 트게 만드는 천연암반수로 만든 하이투!!! 벌컥벌컥! 카야…!! 씨바 써원해엿!! (모델이 졸라 마시는 모습 오버랩)

푸어어어어어어억!!! 우웨에에에엑!!!



그리고… 이 힘든때에 송년(送年)회보단 아무래도 망년(忘年)회가 아무래도 많은 요즈음에, 니네들끼리 잘했다고 주고 받는 상주고 받기 생쑈 생중계는 그나마 좀 봐줄만 하다마는, 겨우 힘든한해 잊었다고 생각하고 티비앞에 앉은 우리 서민들에게, 제발 무슨 경쟁이라도 하듯이 한해 있었던 뒤통수 땡기는 사건 사고들, 제발 정리해서 좀 보여주지 말란 말이야. 제발 잊고 싶단 말이야. 이 새끼들아.

6 thoughts on “89년 대학생활.그 추억들 [04] – 하이트의 비극. 그리고 …

  1.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않는피아노맨님의 저 꿋꿋한 모습….

    진실로 공감했습니다. 저도 그런적이 있었거든요.

    너무 많이 웃었어요. 첨 만난 남자 여자 커플을 옆에다 두고선 누워서 보미팅을 쫘~악 하고선 그 커플들이 내가 장판에 그려놓은 두툼한 김치전을 두손으로 퍼담는 것을, 눈 반쯤 풀린채로 힘없이 바라보면서 헤벌쭉 웃던 추억이 다시 되살아 납니다. 푸하하~~

  2. 안녕하세요^^ 피아노맨님~~~
    새해 인사하러 왔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2005년 한해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일들 잘 되길 기원합니다.
    이왕이면 로또 당첨되시고요^^ 그럼 앞으로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2005년 화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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