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전에 잊지 말아야 할 몇가지

글을 좀 쓴다고 깝죽대는 사람들. 특히 관련 전공자들이나 혹은 책을 많이 읽었다는 미명하에 글써대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정말로 부탁하고 싶은말 몇가지…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M_ more.. | less.. | 1.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디자이너는 어쩌면 ” 디자인 잘하기 위해서 디자인 책보고 공부하는 사람”이 아닐까? 결국 결과물의 정체성(正體性)이란 관점에서 봤을때 그런 결과물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다만 발전을 위한 과정(課程)의 단계라면 예외겠지만) 글을 잘쓰기 위해서 <글잘쓰는 방법을 적은 책>을 보는 사람만큼 우매(愚昧)한 사람은 없다. 그럴 시간있으면 많이 경험해보고, 뒤져보고 알아보고 읽어본후, 자기만의 냄새가 나거나 맛이 나는 글을 적을줄 아는 사람이 되기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2. 특히 전공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글이란 결국 필자의 상념(想念)의 반영이 아닐까? 제발 상념(想念)이 배제된 언어의 유희(遊戱)에 빠지거나, 착각(錯覺)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당신들은 의사(醫師)가 아니다. 그네들끼리 알아보기만을 위한 용도를 가진 처방전(處方箋)을 적는게 아니라, 집필의 목적인 다수와의 공유(共有). 그리고 읽은자들간의 소통에 그 목적이 있지 않은가? 제발 읽는 이들을 배려해주기 바란다.

또한 자기네. 혹은 본인외에 특수한 그룹의 사람들이 아는 단어를 꼭 써야겠다면,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충분히 설명(說明)을 배려(配慮)해주기 바란다. 읽는이의 수준을 배려하지 않은 작성은 오만이며,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중 하나이다.

난해한 단어들의 조합과 화려한 문체로 독자들과 하물며 자신에게 조차, 결과물의 권위를 부여하거나 자위하려 하지 말기를 바란다. 권위(權威)는 오로지 부여 받는 것이지,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3. 글을 쓸때는 최대한 쉽게 쓰기위해 노력해라. 20세기의 대문호인 허밍웨이의 작품들을 보라. 그렇게 쉽고 평범한 문장으로도 충분히 노벨상을 탄 사실에 놀라게 될것이다. 좋은글의 비결은 좋은 주제와 구성. 그리고 그에 따른 성실한 서술에 있다. 기교는 그 다음이다.

그리고 문맥을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 충분히 쉴 공간(空間)을 배려해서 읽는 사람이 피곤하지 않게 하라. 이건 기본 매너다. 마치 음악을 연주할때 자기 연주를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쉬는 시간을 배려하는것과 같은…. 음표도 중요하지만, 음악은 음표와 음표사이의 공간의 미학(美學)이며, 이것은 비단 음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데코레이션이 엉망이면 혹평을 받을수 밖에 없다. 내용을 읽기전에 아름답게 배치된 글들에 사람들이 식욕(食慾)을 느끼게 해라.

4. 인용해온 글들과 문구들을 신뢰하지 마라. 그것들은 그저 좀 유명한 <사실>들일 뿐이지, 유명하기 때문에 <사실>은 아니다. 그 글들과 문구들의 나열들이 자신의 생각을 대변해주지 않는다. 조미료는 필요하지만 본요리가 모두 조미료로 만들어 지지는 않는다. 자신의 주요리를 위해 조미료를 지혜롭게 잘 이용하라.

5. 언어유희의 마력과 난해함의 카리스마에 빠지지 마라. 그 덕에 쉽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는 있겠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결국 당신은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글을 쓰고 싶다는 아이러니 속에 번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진정한 자신이 녹아 들어가 있지 않은 글은, 마치 사건사고만을 보도하며 사는 소설. 수필가가 꿈인 기자의 슬픈 그것과 다른것이 무엇인가.

6. 글쓴후에 몇번이고 읽어보고, 문구 혹은 단어를 손질하는 노력을 귀찮아 하지 마라. 대패질을 많이 한 집에는 가시가 없다. 하나를 지어 올리더라도 완벽한 나무집을 짓기위해 무던히 대패질 하라. 일필휘지(一筆揮之)는 존재하지 않는다.

7.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 화려하지 않아도 좋으니 진실하고 솔직하려고 노력하자. 첨부터 그런 부족함과 모자람을 내어놓는것이 쉽지는 않다. (또한 나도 그랬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글을 써가는 일의 재미란, (결국 그 주제와 내용이 어떤것이든 간에) 가식과 장식이 없는 진실한 표현의 과정을 통해, 작게는 수많은 대패질을 통해 완성해낸 만족스런 탈고(脫稿)후 느낄수 있는 자기만족 에서부터, 크게는 불특정 다수 독자들과의 공유와 소통간에 겪는 과정중에 성장해가고 혹은 위로 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릴수 있어서가 아닐까.

_M#]

3 thoughts on “글쓰기 전에 잊지 말아야 할 몇가지

  1. 제 스스로도 글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쓰려고 하지만.. 그러다 보니 항상 몇 줄 밖에 못쓰고 맙니다. -_-;;;;
    오래 살지는 못했으나.. 대체로 어려운 말들 섞어쓰는 분들은 자신이 하는 말을 정리 못해서 그러는 경우가 많은 듯 싶더군요… 우헷…..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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