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책 [다빈치 코드]


“루브르 박물관장이 살해 됐다”

국내에서도 ‘예수’논쟁이 재연될 것인가. 예수는 인간이었으며, 예수의 아내였던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아이까지 낳았다! 이러한 대담한 내용을 담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출간됐다. 이 책에서 예수는 신의 아들로서의 신성의 광휘(aura)를 잃고 인간 예수로 부각된다.

이러한 기본 설정은 ‘믿음’에 충실한 기독교도라면 다소 불편해할 수도 있을 터이다. 하지만 종교적 논란 여부를 떠나 이 책을 하나의 대중문화 현상으로 파악한다면 매우 매력적인 요소들을 두루 갖춘 할리우드식 ‘기획 소설’의 바이블이 될 만하다.

왜 ‘할리우드식’이라는 한정사를 썼는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방대한 지식의 고고학에 가까운 인문학적 접근 자체에 치우쳐 있다면,『다빈치 코드』는 애초부터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마케팅 전략이 글쓰기 과정에 개입한 혐의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가령 작품 초반의 하버드대 종교기호학과 교수 로버트 랭던은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의 이미지와 겹쳐지는 식으로 묘사된다. 댄 브라운은 아마도 에코의 세례를 받았겠지만, 에코가 추구했던 지식의 발견 대신에 대중문화적 아이콘을 차용한 글쓰기를 지향하는 듯하다.

어쨌든 이 책의 주 재료는 초기 기독교 역사라는 ‘그림자 역사’의 진위 여부이다. ‘모나리자’의 안개 기법처럼 몽환적이면서도 여전히 베일에 둘러싸인 예수 생존 무렵의 기독교 역사를 다루는 것이다. 여기에 90년대 이후 급부상한 음모이론과 종교기호학이 주된 양념으로 결합해 한 편의 잘 짜인 지적 스릴러소설을 이룬다. 이로써 예수는 21세기를 맞아 인기 있는 문화 아이콘으로 부활하는 셈이랄까.

실제로 지난해 3월 첫 출간된 이 책은 미국에서만 700만부 이상 팔렸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10여 개국에 번역 소개돼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근착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 책은 지난달 각국의 아마존 사이트 판매순위에서 ‘해리포터’시리즈를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보수교단 목사인 어빈 루처 목사의 『다빈치 코드의 사기』를 포함해 10여 종의 ‘안티’서적들도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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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자크 소니에르라는 루브르박물관장이 살해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브쥐 파슈 반장이 사건 수사를 맡은 이 사건에 예술사학자 로버트 랭던 교수와 암호전문가이자 자크의 손녀인 소피 누뵈가 가담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트루비우스의 인체비례’의 형상과 똑같은 모습으로 죽어간 자크 소니에르의 ‘상징’은 두 사람의 전문가에 의해 하나씩 비밀의 열쇠가 풀려간다.

무엇보다 두 전문가가 풀어가는 암호 해독은 이 책을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흥미를 자아낸다. 가령 소니에르가 남긴 암호 중 ‘13-3-2-21-1-1-8-5’라는 숫자들은 아무런 연관 없는 숫자의 나열로 비친다. 하지만 아나그램(철자 바꾸기), 암호풀이, 상징해독의 과정을 거치면서 위의 숫자는 피보나치 수열이라는 사실이 ㅤㅂㅓㄺ혀진다. 탈마법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1-1-2-3-5-8-13-21’의 재배열에서 보듯, 앞의 두 숫자를 합한 값이 다음 값이 되는 데 이 숫자는 성배를 여는 중요한 암호가 된다.

이런 사례는 이 책의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P.S’는 소피의 이니셜, 즉 프린세스 소피가 되는가 하면, “오, 불구의 성인이여!(Oh, lame saint!)”라는 말은 철자 바꾸기라는 암호풀이를 거쳐 “모나리자(Mona Lisa!)”가 되는 식이다. 특히 작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자신의 명작인 ‘최후의 만찬’에 이른바 자신만이 아는 ‘코드화’된 형태로 예수의 아내 막달라 마리아를 등장시켰다고 주장한다. 예수 우측에 있는 사람이 여성으로서 막달라 마리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막달라 마리아인가. 막달라 마리아라는 이름은 고향이 막달라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런데 한때 ‘발목신자’로서 ‘성경’에 무지한 필자조차도 막달라 마리아는 ‘창녀’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이런 오해와 편견은 591년 그레고리우스 교황이 이른바 성경 속 여러 명의 마리아들을 혼란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은 1969년 그레고리우스의 설교를 공식 부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초기 기독교에서부터 여성 또는 여신적 가치들은 철저히 왜곡 은폐 과정을 겪은 것은 사실인 듯하다. 성경에 등장하는 약 3천명의 인물 가운데 여성이 불과 10% 미만을 차지한다는 통계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수정주의적 성경 해석에 근거한 『다빈치 코드』는 진위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듯하다. 예컨대 오푸스 데이(opous dei), 시온 수도회, 성배 논란을 비롯해 자신이 묘사한 예술작품과 건축물 그리고 각종 종교의식에 대해 작가는 ‘사실(fact)’이라고 주장한다.

“1099년에 설립된 유럽의 비밀단체, 시온 수도회는 실제로 존재하는 조직이다. 파리 국립도서관은 1975년에 기밀문서로 알려진 양피지들을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아이작 뉴턴·보티첼리·빅토르 위고·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포함한 수많은 시온 수도회 회원들의 이름이 있었다. (중략) 이 소설에 나오는 예술작품과 건물, 자료, 비밀 종교의식들에 대한 모든 묘사는 정확한 것이다.” (9쪽)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안티’ 서적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저자가 막달라 마리아라고 지목한 ‘최후의 만찬’속 여성(?)의 경우 예술사학자 및 종교학자들은 실제로는 사도 요한이 맞다고 맞짱구친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의문이 하나 남는다. 왜 예수인가. 최근 미국에서 부는 예수 열풍과 부시 미국 정부의 보수주의적 기독교 이념과의 상관 관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불확실한 미래는 음모론을 부추기는 온상은 아닐까.

일약 시드니 셸던 같은 반열에 오른 작가 댄 브라운은 한때 평범한 교사였으나 1998년 『디저털 포트리스』를 쓰면서 문단에 나왔다. 그후 『천사와 악마』등의 소설을 썼다. 『천사와 악마』는 오는 10월께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중앙일보 행복한책읽기 고영직(문학평론가)


2003년 3월 첫 출간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서만 약 7백만 부가 판매된 화제의 책, 『다 빈치 코드』가 드디어 국내 번역 출간된다. ‘메가 베스트셀러’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이 책의 전세계적인 인기는 가히 ‘열병’에 가깝다. 책에서 언급한 내용을 추적한 각종 TV 프로그램, 아마존 독자서평 3천 개의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금 전세계 독자들은 다 빈치 그림에 숨겨진 고대역사의 비밀을 해독하느라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USA Today’지는 『다 빈치 코드』가 유일하게 『해리 포터』시리즈의 판매량을 앞질렀다고 보도했고, ABC 방송사는 뉴스 스페셜에서 <예수, 마리아 그리고 다 빈치>라는 제목으로 책에서 언급한 내용을 크게 다루었다.

한때 평범한 교사이기도 했던 무명작가를 일약 ‘소설계의 빅뱅’ 자리에 올려놓은 이 책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언론은 『다 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단체가 실존하는 교파이고, 소설에서 랭던의 입을 빌어 들려주는 미스터리의 인물들도 우리가 흔히 들어서 잘 알고 있는 실존 인물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고대 역사와 비밀단체, 암호 등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도 한 요인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요인은 충분한 연구와 자료조사를 토대로 한 탄탄한 구성력에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더해져 이 책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공을 거두며, 미국을 비롯한 10여개국에서 모두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소설은 루브르 박물관장 소니에르의 살해 사건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로버트 랭던과 소피 누뵈는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자신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고, 2천 년 동안 단단하게 짜맞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최전선에 서게 된다. 그들은 이 숨막히는 여정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미술작품에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고, 독자들과 함께 그 암호를 풀어 나간다. 독자 스스로 질문과 대답을 되풀이하며 숨겨진 비밀에 보다 깊숙이 다가가다 보면, 흥분과 놀라움으로 마지막 장을 덮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흥미로운 내용전개와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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