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정부

소설가 김진명씨는 ‘세상은 우리가 모르고 있는 거대한 힘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 ‘코리아 닷컴’에는 막강한 자본과 정보력으로 세계 지배를 꿈꾸는 빌 게이츠, 손정의, 루퍼트 머독 등 실존인물이 등장하고 그들 모두 비밀결사 프리메이슨의 멤버로 나온다.

‘코리아 닷컴’은 소설이기에 내용의 황당함을 감안하고 읽으면 되지만, 이리유카바 최의 ‘그림자 정부’는 다르다. 이 책은 저자가 세계의 이면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프리메이슨의 존재를 확인하고 쓴 것이다. 어디까지나 상상이 아닌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이 독자들에게 황당무계하거나 거부감을 줄지도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자기가 알고 있는 프리메이슨의 실체를 털어놓았다.

그는 2년 전 ‘그림자 정부’ 정치편에서 프리메이슨의 기원과 함께 미국 건국, 프랑스혁명, 러시아혁명, 2차세계대전, 걸프전쟁, 오일파동, 90년대 아시아경제 몰락까지 주요 세계사의 배후에 절대 권력의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출간된 ‘세계 경제를 조종하는 그림자 정부’는 제목 그대로 세계 대전과 경제 공황도 창조해낼 수 있는 세계 초엘리트 권력집단 프리메이슨을 해부한 것이다.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하고 저자가 들려주는 세계 경제사의 진실, 프리메이슨의 실체와 음모를 들어보자.

프리메이슨을 움직이는 기본 강령은 ‘시온의 칙훈서’다. 저자 미상인 채로 19세기 말에 발견된 이 ‘칙훈서’에는 전세계의 돈을 긁어모아 모든 나라와 전인류에게 빚을 지게 하고 ‘전쟁’이라는 수단을 사용하여 정복한다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돼 있다.

프리메이슨이 세계경제를 주무르게 된 것은 ‘환전꾼’을 통해서다. 여기서 환전꾼이란 고리대금업자나 돈놀이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만약 이 말을 고상하게 바꾸면 은행가 또는 금융가라 하겠다. 중세 영국에서 환전꾼들이 경제권을 장악해가는 과정을 보면 처음에는 아주 단순하게 시작된다. 당시 사람들은 돈을 은행에 예금하듯 자신의 금을 금거래상에게 맡겨놓고 맡긴 금의 가치에 해당되는 증서를 받아 지폐처럼 사용했다. 무거운 동전에 비해 종이증서가 인기가 높았던 것은 물론이다.

금융업(이자놀이)이라는 업종은 유대인들에 의해 창안되었다. 원래는 각국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었지만 지구촌 경제체제가 자본주의로 귀결되면서 결국 유대인들이 현 세계질서를 좌지우지하는 배경이 된다. 세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에 나오는 악덕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당시 유럽인들이 유대인을 인식한 전형이었다.

그런데 금거래상들은 금을 맡긴 이들 가운데 금을 찾아가는 사람이 소수라는 것을 깨닫고 꾀가 나서 나중에는 금이 없는데도 금이 있는 것처럼 증서를 만들어주고 고리대금업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실제 보관된 금보다 발행된 증서가 많아졌고 이것이 오늘날 ‘부분지급준비금 보유은행제도’의 시초가 됐다. 이 제도는 은행이 실제 갖고 있는 돈의 10배 이상을 고객에게 대출해 주고 이자를 챙길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전세계에서는 합법적으로 이런 금융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은행은 누군가에게 8%의 이자로 돈을 빌려준다면 실제로는 80%의 수익을 올린다.

17세기 말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영국왕실은 환전꾼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을 수 없게 됐고 그 대가로 사실상 환전꾼들의 소유인 중앙은행(영국은행)을 만들어준다. 이후 정부는 재정이 부족할 때면 언제나 국민의 세금을 담보로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나중에 갚을 능력이 없어지면 세금을 올려 빚을 갚았다. 이것은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저자는 대부분의 국가가 비슷한 과정을 거쳐 환전꾼들에 의해 장악당했다고 설명한다.

환전꾼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면 전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환전꾼들이 배후에서 조종한 전쟁으로 미국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러시아공산혁명, 1차세계대전을 꼽을 수 있다.

다음으로 착수한 일이 ‘공황’이 다. 1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국가부채를 상당 부분 갚으며 승승장구한다. 미국정부가 강력해지는 것을 견제한 환전꾼들은 ‘1920년 공황’을 계획한다. 즉 1914~19년까지 통화량을 크게 늘린 뒤 국민들에게 은행에서 대출 받아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하도록 장려했다. 대신 계약서에는 은행이 요구하면 24시간 내에 돈을 갚아야 한다는 내용이 삽입됐다. 1920년 5월16일 대형은행 대표들은 비밀리에 빌려준 돈들을 당장 거둘 것을 지시한다. 그 결과 토지의 소유권이 농민에서 은행으로 바뀌었고 5400개의 소규모 은행이 도산하고 대형은행만 살아남는다. 이들은 1929년 똑같은 방법으로 주식시장을 붕괴하는 ‘검은 목요일’의 악몽을 만든다.

2차세계대전 이후 프리메이슨집단이 세계 단일 정부를 세우기 위해 세운 3단계 전략은 다음과 같다.

1단계: 중앙은행이 전세계 각 국가의 경제를 통괄한다.
2단계: 세계 경제를 지역별로 집중화한다(유럽화폐통합, 북미자유무역협정 등).
3단계: 세계 경제를 하나의 경제 체제로 결속한다(세계중앙은행 세계단일화폐, GATT 같은 관세협정 등).

저자에 따르면 이미 상황은 2~3단계에 접어들었다. 믿거나 말거나 하는 기분으로 ‘세계경제를 조종하는 그림자 정부’를 읽더라도, 분명한 것은 모든 사건과 사고의 이면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뭔가 이치에 맞지 않는 정황이나 원인분석이 있다면 필경 그 이면에 다른 속셈이 있다고 경고한다. 정답찾기만 배워온 우리에게는 버거운 충고지만 세계사를 주무르는 ‘숨은 정부’를 추적한다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다. / 주간동아 서평


요즘 책읽기가 맥만지는것 보다 재미있다. 그림자 정부란 책은 오래전부터 듣고 있었는데, 정독하기는 이번이 처음. 다 믿을수는 없겠지만, 이전에 알고 있던 역사들에 대한 전혀 다른시각을 만날수 있어서 무척 흥미롭다.

아직 읽고 있지만, 프리메이슨의 유래와 아울러 세계 2차대전에서 미국이 독일의 재건과 군비확장에 결정적 도움을 줬던 사실. 그리고 한국전쟁의 숨은 비화들은 정말 흥미롭기 그지없다. 정말 미국이란 나라는 파헤쳐 볼수록 흥미진진한 제국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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