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그리고 캐스트어웨이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면서 꼼꼼히 읽어보면, 참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글쓰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를 향해서 말하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자신과 대화를 하는 수행자형도 적지 않지만, 거의 대부분이 불특정 다수를 향해 열심히 이야기 하고 있다.

캐스트어웨이란 영화를 보면, 주인공은 세계적인 운송회사를 운영하다가 사고로 섬에 갇히게 된다. 섬에 갇히기 전까지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하고, 제안하면서 살아가지만, 결국 그는 섬에서의 본의아닌 은둔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싸우고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게된다.

블로그는 영화속의 그런 섬인것 같다. 영화와는 달리 자의적으로 들어온 이 섬에서까지 불특정 다수를 의식하면서 행동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블로그 카운터에 올려져있는 숫자들의 조합은 그런 자신을 무척 고무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건 그냥 숫자일 뿐이다.그런 숫자들에 혹하게 되는순간이 바로 마약에 중독되는 순간이다.

한때 나 또한 이전 홈페이지의 백만히트에 눈이 뒤집혀져선 이리뛰고 저리뛰던 때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내가 그들에게 받을수 있거나 얻을수 있는건 없었다. 그런 숫자가 그저 혼자있는 섬에 불어오는 바람이나 파도 같은것임을 깨닳는데는 제법 시간이 흘렀을 때였다. 결국 백만이란 숫자외에 내게 남아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을때였다.

결국 수많은 사람들의 눈은, 내 쓰잘데 없는 퍼온 유머글들이나 주인의식 없는 수많은 글들 보다는, 내 내면의 성장을 함께 지켜봐주고 도와주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 될때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마치 영화속 주인공의 그 수많은 혼자말들에 대답하는, 윌슨의 그 말없는 말들처럼…

어떻게든 블로깅의 운영은 자신의 자유지만, 바람같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 땀을 빼고 노력하기 보다는, 사색을 통한 자아를 찾아가는 영화속의 <윌슨>이라는 친구의 존재로 블로그를 다시 바라봐줬으면 하는 바램…

그리고 자의로 들어온 이 섬에서 자의로 나갈때는, 좀더 내면적으로 성숙한 자신의 배가 만들어져 있길…그게 정말 블로깅을 의미있고 생산적으로 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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