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조용한 쿠데타’는 진행중

11월 미 대선 연기론은 미국의 헌정 중단으로 이어질 것

민주주의의 종주국이라는 미국에서 ‘조용한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다.

쿠데타는 미 행정부의 일부 기관에서 ‘테러 위협’을 빌미로 오는 11월의 대통령 선거 중단 및 연기를 주장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일부 극우 정치인들의 환호를 거쳐 미국 최고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의 지지로 이어지면서 사회적인 의제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입에서 입으로 돌던 소문, ‘2004년 11월 미국 대선은 없을지도 모른다’가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뉴스위크』 최신호(7월 19일자)는 이달 초 미국 국토안전부가 미국 내에서 테러 위협이 있을 경우 오는 11월 대통령선거를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법률적 방안 검토를 법무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톰 리지 국토안보부 장관은 11월 대선 이전에 미국 내에서 테러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선거지원위원회의 드포레스트 소어리스 위원장도 테러가 예상되는 경우 연방 선거를 취소하거나 재조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의회에 요청한 바 있다.

CIA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존 맥로플린 CIA 국장 직무대행은 7월 14일 “미국 대선(11월) 이전에 대규모 테러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는 매우 확실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선거연기론을 응원했다.

같은 날 미국의 최고 유력지 중 하나인 『워싱턴포스트』는 「11월의 화요일」 제하의 논평에서 국토안전부가 제기한 방안이 매우 “유용”하고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선거 연기가 미국 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겨냥, ‘의심을 사서 하는, 신경증적 반응’이라고 매도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에게는 대선 연기와 관련,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는 사람들을 달랠 수 있는 방안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행정부 보다 의회가 밥 돌 전 의원 등의 명망가를 앞세워 선거 연기를 추진토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11월 대통령선거의 연기는 헌정 중단과 독재로 이어져 미국의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비판적 인터넷 언론 『From The Wilderness』의 마이클 루퍼트 기자는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는 경우 이는 11월의 대통령선거를 얼마간 연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재와 삼권분립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접해본 적이 없는 위험의 심연에 접하게 될 것이다. … 국토안전부가 선거를 연기하거나 중단시킬 수 있는 실체로 떠오르는 것이다. … 다행히 일부 언론은 이 법안이 실시되려면 헌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일찍이 보도했다. … 테러공격 위협이 있다는 이유로 선거를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을 허용한다면 이는 미국에 독재를 불러올 만큼의 제도적 공간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행정부가 자유재량의 권력을 보유하게 되면 헌법은 명백히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고 삼권분립은 중단되고 만다.”

마이클 루퍼트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캐리 후보의 진보성이나 차별성(부시에 대한)을 따지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모든 역량을 ’11월 대통령선거 실시’에 모으자고 미국의 개혁·진보세력에게 호소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들 중 대다수는 뭉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기간 동안 해왔던 것 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이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9·11 진상규명이나 반전에 기울인 노력을 무색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 투쟁에 지금까지 경험에서 배운 조직, 대중동원, 홍보, 전략, 교육, 의회에 영향력 행사하기 등을 모두 다시 기억해 내고 적용해나가야 한다. 프랭클린을 인용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뭉쳐야 한다(hang together).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두 따로따로 목을 걸릴 것이다.(hang separately).”

http://www.digitalmal.com/news/read.php?idxno=9202&rsec=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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