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10월 전쟁설. 나는 부시가 무섭다.

한반도 전쟁위기 과연 과장인가?

다시 99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이번에도 마지막 1통은 채우지 않겠습니다. 얼마 전 독일 베를린에 유학중인 젊은 벗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예전에도 편지를 주고받았던 벗은 목놓아 토로했습니다.

“제 지금 심정은 정말 미치겠습니다.”
몇 달째 제대로 잠을 못 이루고 있는 젊은 벗의 우려를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편지를 전재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만, 이름은 익명으로 하겠습니다. 노파심일지 모르지만 혹시나 독일 주재 한국대사관이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제가 선생님께 메일을 쓰는 이유는 다름 아닌 미국의 대북 선제 제한 폭격 가능성 때문입니다. 선생님의 “나는 조지 부시가 두렵다”는 칼럼(아래 첨부)을 읽고, 이제 언론에서도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지난 4월 딕 체니가 한중일 삼국을 순방하고 난 후부터 미국의 선제 북폭을 예감하고, 이 곳 독일의 한인단체 소유의 홈페이지들(독일내 각 대학의 자유게시판과 한인 교회 등)에 글을 쓰는 등, 경각심을 갖고 북핵문제를 예의 주시해 달라는 메시지를 적었고… 지속적으로 북핵 관련 자료를 모으고 분석을 하며 유럽 한인들과 대응책을 강구하려 합니다.

선생님께서도 느끼시겠지만, 북미전쟁 가능성에 대해 한국인들은 잘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저는 4월 이후 혼자 고민하며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인들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유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한반도가 위험하다고 설명을 해 보지만, 다들 절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합니다. 설마 미국이 그렇게 하겠느냐는 논조로 제게 말을 합니다.

… 이런 표현을 써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제 지금 심정은 정말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이 태연하게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지…. 잘 못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민족사적 환란이 될 수 있는 문제가 점점 다가오는데… 그래서 저는 조지아 주립대 박한식 교수님의 과거 관련 기사 내용을 떠올리며, 이 곳에서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

그 분 말씀이 부시정권은 미군이 몇몇 죽었다는 소식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계 여론이 이렇다 하는 말을 들으면 조금 귀를 기울이고, 한국인이 얼마 죽는다고 하면 듣는 체도 안 한다는 것이 박 교수님이 주된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인의 피해는 별로 염두를 안 한다는 것이 주된 요지였습니다. 저는 앞으로 있을(9월 예정) 4차 6자회담 기간 동안 독일 소재 전 한국인과 유럽 반전단체들을 규합하여 베를린 소재 주독 미국대사관 앞에서 촛불시위를 하려고 합니다. 즉 서방 언론에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하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것이 현재 학생인 제가 북폭을 막는데 일조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판단되기 때문에 능력도 변변치 못한 제가 나서고 있습니다.

손 선생님께서도 지속적으로 한국인들과 언론매체에 경각심을 일깨워 주셨으면 합니다. 차분하면서도 냉정하게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미국의 농간에 남북이 다시금 긴장상태로 가는 것을 막아야만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정일정권을 옹호하지는 않지만, 남북이 하나되지 않고서는 우리 민족이 웅비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신뢰를 쌓고, 평화적 화해협력을 지속적으로 펼쳐가야만 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민족의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

당신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그럼에도 대선을 앞둔 부시가 또 다른 지역에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낙관론을 편다면, 젊은 벗이 베를린 대학 게시판에 올린 글 가운데 한 대목을 더 읽어 드리지요.

“…그러므로 부시로서는 재선을 위한 확실한 카드를 꺼내 한바탕 쇼를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추락한 도덕적 윤리적 기반을 회복하고, 악의 축 논리는 유효하고 정당하다라는 메시지를 미국민과 세상에 보여주어야 하는 시점인 것입니다.… 악의 축으로 명명한 북한을 제물로 삼아 추락한 윤리성을 회복하고, 단합효과를 통한 순간적인 지지율 상승을 대선 시점에 맞추어 적절하게 유도하여 사용할 것입니다. … 만약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한이 굴복하고 미국이 제시한 선(先) 핵폐기안을 받아들인다면 진정한 악의 축에서 대량살상무기를 해체하는 과정을 유엔 관련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10월경부터 실시함은 물론, 이 광경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송출하는 것을 허용하여 부시의 외교노선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됨으로서 재선의 호재가 될 것이며, 만약 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한이 굴복하지 않는다면, 핵무기가 숨겨져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 올 9월이나 10월경에 정밀폭격을 가함으로서 국지전 양상의 전시상태로 한반도를 몰아넣어 위기상황을 11월 대선까지 끌 것으로 생각됩니다.

[#M_ more.. | less.. | 이는 군사작전권 행사를 통한 사실상의 모든 남한권력을 미군이 이양받고, 한국의 친미보수세력들로 하여금 남한사회를 재조직하여 장기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명확히 차단하고 패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제국화 전략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술인 것입니다. 결국 이런 과정 역시 부시의 입장에서는 재선을 위해 한반도를 무대로 한 쇼 아닌 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적어도 지금부터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일까지 북한 핵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주십시오. 만에 하나라도 한반도가 다시 전쟁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우리의 부모와 형제들의 생명은 물론 한민족 전체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모두 잘 아실 것입니다.”

오해없기 바랍니다. 더러는 전쟁위기 때문에 이라크 파병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순진한, 아니 위험한 생각입니다. 조지 부시정권의 북폭 결정은 한국의 이라크 파병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까요.

첨부/ 나는 조지 부시가 두렵다

―슬그머니 다가 온 전쟁 위기

참담한 고백이다. 하지만 솔직히 털어놓으련다. 그렇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인 그가 나는 두렵다.
기실 그가 대통령이 될 때부터 불길했다. 부자신문들은 그의 당선을 환호했지만, 나는 그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불길한 느낌은 부시가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할 때 불안감으로 바뀌었다. 이윽고 그가 이라크를 침략해 바그다드를 불바다로 만들 때 불안은 두려움이 되었다.
그래서다. 가능한 더 많이 글 쓸 공간을 만들고 더 자주 강연 시간을 마련했다. 미국의 석유자본과 군수산업에 뿌리를 둔 조지 부시정권의 제국주의 정책을 비판한 까닭도, “피로 물든 서울을 상상하라”고 ‘선동’한 까닭도 그래서였다. 조지 부시가 두려워서였다.
그리고 2004년 7월을 맞은 오늘, 두려움은 더 커졌다. 보라. 이 땅에 슬그머니 찾아온 미국의 최첨단 전폭기 F-117 스텔스를.
영어 스텔스(stealth)는 ‘슬그머니’ 또는 ‘은밀’을 뜻한다. 그것이 ‘스텔스’인 까닭도 분명하다.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에 ‘나이트 호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 전폭기들은 개전 초에 전쟁 상대 국가의 핵심 지도부나 군사시설을 폭격하는 데 쓰이는 대표적인 선제 공격무기이다.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었기에 미 공군 전체를 합해도 55대뿐인 첨단무기이다.

바로 그 가공할 전폭기가 이 땅에 왔다. 한 대도 아니고 예닐곱 대도 아니다. 대한민국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대이다. 한국 남부 지역에 위치한 ○○기지에 배치돼 7월2일부터 전술훈련에 들어갔다. 몇 대가 오는 지 정확히 발표하지 않았으나 일부 언론은 10여대라고 보도했다. ○○대이므로 최소한 10여대임은 틀림없다. 미국이 보유한 전체 스텔스 전폭기의 20%가 날아온 셈이다. 이 전폭기가 한국에 처음 선보인 것은 1993년 팀스피리트 훈련 때였다. 그 뒤에도 가끔 출몰했으나 “○○대”가 온 것은 처음이다.
미국의 일방적 통보로 이 땅에서 ‘훈련’하는 전폭기 숫자도 대단히 이례적이거니와, 더욱 의아스러운 것은 앞으로 “수개월간 한반도 작전계획 숙지훈련”을 벌인다는 데 있다.

그래서다. 묻고 싶다. 왜 오늘 스텔스기가 떼 지어 이 땅에 왔는가. 왜 “수개월동안”이나 이 땅의 지형 숙지 훈련을 벌이는가.
국방부는 말한다. “주한미군 병력을 대폭 감축키로 한 상황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통한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강하다.”
거듭 솔직히 고백한다. 그 말을 믿고 싶다. 국방부가 미더워서가 아니다. 조지 부시가 두려워서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할 때다. “북한의 오판 가능성 운운”은 설득력이 없다. 남과 북은 최근 장성급회담에서 이룬 성과가 상징하듯이 시나브로 화해의 길을 걷고 있다.

반면에 조지 부시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다. 이라크 침략전쟁의 무모함 때문이다. 그래서다. 만일 조지 부시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 부닥친다면, 그가 어떤 ‘충격적인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나라 안팎에서 ’10월 위기설’이 거론되는 까닭이다. 스텔스기가 수개월 머무는 것과 맞아떨어진다.

더러는 ‘과장’이라고 나무랄 터이다. 하지만 설령 작은 가능성이라도 허투루 여길 수 없다. 겨레의 명운이 걸린 문제 아닌가. 더구나 조지 부시 그가 누구인가.
이미 미국에는 <부시이즘>이라는 책이 출간되어 있다. “논리도 없고 제 멋대로이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무렇게나 말하고 허위와 거짓에 넘치는 폭력적 책략을 정당화하는 조지 부시”의 실제 발언들을 모은 책이다. 바로 그 조지 부시가 낙선위기에 몰릴 때 감행할 수 있는 선거전략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북핵 시설’ 폭격이다.

조지 부시가 두려운 까닭이다. 필연은 아니지만 엄존하는 그 가능성 앞에 ‘낙관’만 일삼는 이 땅의 윤똑똑이들은 더 두렵다.
부시의 불장난을 막을 주체는 이라크 민중과 한국 민중이다. 이라크 민중이 미군의 발목을 잡으면 잡을수록, 한국에서 ‘반전 촛불’이 타오르면 타오를수록, 부시의 불장난은 그만큼 줄어든다.

그런데 보라. 노무현 정권은, 열린우리당은, 그리고 부자신문들은 거꾸로 이라크 미군을 돕잔다. 추가파병을 ‘강행’하잔다.
하지만 내친 마당에 마저 고백하고 싶다. 부시보다, 윤똑똑이들보다, 참으로 더 무서운 사람이 있다. 자신 앞에 슬그머니 다가온 전쟁 위기에 둔감한 이 땅의 ‘국민’이다.

http://bbs.hani.co.kr/Board/newsmail_19/Contents.asp?STable=newsmail_19&RNo=126&Search=&Text=&GoToPage=1&Idx=177&Sorting=2

_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