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코리라는 미국여자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에 항의하다, 이스라엘군 불도저에 깔려 죽은 ‘국제연대운동’ 소속 미 여대생 레이첼 코리. www.jordantimes.com

레이첼 코리는 지난 3월 16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남부 라파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에 항의하다 불도저에 깔려 숨진 평화운동 단체 소속의 23살 미국 여대생입니다.

국제연대운동(Internationa Solidarity Movement) 소속인 레이첼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파괴하는 것을 막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3월 16일, 목격자들에 따르면 불도저 운전자가 처음에는 불도저를 막고 항의하던 레이첼을 향해 모래와 무거운 금속 조각 등을 던지다가 결국 레이첼을 바닥으로 밀어붙인 뒤 몸 위로 불도저를 밀고 갔다고 합니다.

>당시 불도저 운전자는 레이첼을 분명히 보았으며, 레이첼은 운전자를 자극할 만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레이첼은 사고 직후 라파 난민촌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양팔과 다리, 두개골이 부서져 결국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벌어진 이라크 전쟁 때문에 이 소식은 거의 잊혀져 버리고 말았는데요, 레이첼 코리가 팔레스타인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곳에 있었는지, 그리고 왜 불도저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피하지 않았는지, 그가 지키려 했던 것은 무엇인지, 함께 나눠봅시다.

레이첼 코리의 부모님은 최근 그가 지난 2월 7일 보냈던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그 이메일을 한번 같이 읽어보시지요.

< 레이첼 코리의 편지>

[#M_ more.. | less.. | 이제 팔레스타인에 온지 2주 하고도 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본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자리에 앉아서 미국에 편지를 쓰기 위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가장 힘겨운 일입니다. 이것 자체가 사치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

벽마다 남아있는 탱크 포탄 자국 외에, 저 가까이에서 끊임없이 그들을 감시하고 있는 점령군의 요새 외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곳에 존재하고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아이들 중 가장 작고 어린 아이들조차도 이곳의 삶이 다른 곳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기 도착하기 이틀 전 이스라엘 군의 탱크에서 날아온 총탄에 8살 먹은 아이가 죽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그의 사진이 붙어 있는 벽을 가리키며 그의 이름을 내게 속삭입니다. 알리…그 아이의 이름입니다. 아이들은 또 나에게 자꾸 질문을 해서 나에게 짧은 아랍말이나마 답하고 연습하도록 만듭니다.

‘샤론은 어떤 사람?’ ‘부시는 어떤 사람’ 아이들은 묻고 내가 ‘부시는 미쳤어’ ‘샤론은 미쳤어’ 하고 답하면 웃음을 터뜨립니다….

이곳에서는 8살짜리 아이들이 몇 년 전의 나보다 세계의 권력 구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적어도 이스라엘에 관해서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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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독서도, 회의와 모임에 참가하는 것도, 아무리 많은 말을 듣고 읽어도 이곳의 현실에 대해 나에게 가르쳐줄 수는 없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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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다면, 아마 당신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때조차도 다음과 같은 일들을 생각한다면, 당신의 경험이 결코 이들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현실’은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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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스라엘 군대가 비무장 미국 시민에게 총을 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또 나는 이스라엘 군대가 우물을 파괴하면 생수를 사서 마실 돈이 있고 원한다면 떠날 수도 있습니다.

나의 가족 중에는 어느 누구도 차를 몰고 가다가, 혹은 고향의 대로변 끝에 서 있는 요새에서 발사된 로켓포에 의해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나에게는 집이 있습니다. 나는 바다를 보러 갈 수도 있습니다….

내가 학교나 직장에 나갈 때 머드 베이나 올림피아 시내 사이에 있는 검문소 중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중무장한 병사들을 만날 일은 거의 없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일을 하러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또는 일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올 수 있을지 없을지 결정할 모든 힘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 병사 말입니다.

그러니, 나는 이 아이들이 지금 존재하고 있는 세계에 도착해서 단지 약간만 발을 들여놓았을 뿐인데 이렇게 분노를 느끼고 있는데, 만약 거꾸로 이 아이들이 이러한 나의 세계에 들어오게 된다면 어떨까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아이들의 부모는 보통 총에 맞아 죽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또 때로 바다를 보러 가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단 한번이라도 바다를 보았다면, 단 한번이라도 조용한 곳에 살아보았다면… 조용한 곳, 마실 물이 너무도 당연하게 주어져 있고 밤에 불도저들이 들어와서 물을 훔쳐갈 염려가 없는 곳 말입니다.

그리고 단 한번이라도 밤에 혹시 집의 벽이 갑자기 무너져서 잠을 깨우지는 않을지 두려워하지 않고 하룻밤만이라도 잠들 수 있다면, 가족 중 아무도 잃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면, 잔인한 요새들, 탱크들, 무장한 ‘정착촌’들, 그리고 지금은 거대한 철벽으로 바뀐 이러한 것들에 둘러싸여 있지 않은 세계를 단 한번이라도 경험해 본다면, 당신은 당신이 어린 시절을 살아남았던-그저 생존했던- 그 시간들, 세계 유일 초강대국의 지원을 받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거대한 군대가 당신의 집을 말살해버리기 위해 벌이는 끊임없는 위협에 저항하면서 생존하게끔 했던 그 세계를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요.

이곳의 아이들에 대해 제가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정말로 다른 현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최근 이스라엘 군대는 팔레스타인의 라파와 국경 사이에 14m 높이의 벽을 짓고 있습니다. 국경을 따라 서 있는 집들을 아무도 살지 않는 땅으로 만들면서요. 라파 난민 위원회에 따르면 이미 602채의 집들이 불도저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부분적으로 파괴된 집들의 수는 훨씬 더 많구요. 여기에서는 외부 세계의 뉴스를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이 불가피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가자가 재점령될까’ 아주 많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자는 매일 다양한 방법과 정도로 재점령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지금 두려워하는 것은 일부 거리에 탱크들이 진입했다가 몇시간 혹은 며칠 뒤에 철수해 경계선에서 총을 쏘거나 지켜보는 대신 탱크들이 모든 거리에 진입해서 주둔하게 될까 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전쟁(이라크 전쟁)이 이 지역 전체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이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길 희망합니다. 저는 또한 당신들이 이곳에 오기를 바랍니다…

이스라엘 군대가 두 개의 대규모 우물을 파괴했기 때문에 이곳 라파 외곽에 있는 우물에는 밤에도 계속해서 지킬 사람이 필요합니다. 도시 물 관리 사무실에 따르면 지난 주에 파괴된 그 우물들은 반 이상의 라파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또 이곳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집이 더 이상 파괴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도록 외국인들이 밤에 머물러 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모든 불평등과 불화에 맞서 람들을 조직하는 능력에 대해, 도저히 상대가 안되는 것들에 저항하는 능력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아마도 아주 집중적인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http://board.jinbonuri.com/view.php?id=nuri_best&no=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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