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종류. 그리고 선회(旋回)에 대해.

내가 오래전에 알던 교수가 한명 있었다. 그는 무척 활기차고 센스있었으며 그릇도 큰 사람이었다. 나이든 사람이었지만 여성들에게 인기도 좋았다. 그는 그의 삶을 즐기는 사람같았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했고,멋쟁이 부모님을 두었으며 예쁜 아내와 귀여운 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전공은 음악이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동성연애자란 사실을 밝히지 않고 제자들을 레슨중에 성추행했다. 그는 똑똑하고 고상하지만 분명 바보다.

또 한사람은 무척 좋은 직장에서 일하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이다. 그리 많은 급여는 아니지만,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직장의 덕에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이름이 불리는 사람. 자신감에 넘치고 오만하기까지한 그사람…하지만 사실 그는 외롭고 지쳐있다. 영혼은 목마르고 길을 잃어버린 산속에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성공했지만 분명 바보다.

또 한사람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다. 책이란 책은 모두 섭렵하고 과학에서 수학까지 모르는 상식이 없다. 그와 대화라도 할량치면 어디서 저런 지혜의 샘이 다 솟아오르는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대단한 종교이론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건강요법까지 정말 대단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육화한 신인줄 아는 늙은 당뇨병환자일 뿐이다.

화려한 그의 말은 진실과 허상을 교묘하게 넘나든다. 완벽한 신인 자신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오랜 강박증 때문에, 수많은 제자들에게 이미 버림받고 지금은 의심많은 평범한 늙은이로 살아갈 뿐이다. 그는 많이 알고 존경받는 대단한 사람이지만 분명 바보다.

[#M_ more.. | less.. | 어떤 평범한 청년이 있다. 자신이 믿는 사람을 위해서 가족을 떠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전력을 다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는 이용당한것 뿐이다. 그리고 그는 상처 받았다. 그런데 사실 그는 그전에도 무척 많이 이용당하고 상처받았다. 그는 순진하지만 분명 바보다.

어떤 사람은 보잘것 없는 실력에도 불구하도, 그걸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세력을 만들고 정치적인 행동과 언사로 자신을 치장하기에 여념이 없다. 몇권의 별 무게없는 책들과 몇번의 방송출연은 그에게는 무척 좋은 홍보수단이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가식과 허식들은 늘어간다. 무척 피곤하지만 그는 이걸 계속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까지 다시 쫏겨날수는 없다. 그는 유명하고 또한 그는 무척 바쁘지만 그는 분명 바보다.

많이 고매한사람. 많이 성공한사람. 많이 공부한 사람. 많이 순진한 사람들 속에도 바보는 존재한다. 착한 바보에서 나쁜 바보까지 그 인성과 환경에 상관없이 바보스러움은 존재하고 있는것이다.

결국은 참자아의 부재 때문이다. 자신이 쌓아올린 그동안의 그 힘든 과정중에, 진작 자신은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빠져있었으니 당연히 그것들중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지 않는다.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지 않은 그 화려함들속에서 진작 자신은 지쳐가고 공허해하는 주변인일 뿐이다. 자신은 거기 있지만 자신은 거기 없다.

방법은 선회(旋回)밖에 없다. 되돌아 가서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는 없다. 이제는 까맣게 잊어서 쓰는 방법도 기억나지 않는 솔직하고 진실된 마음을 찾아보려 어두운 방에서 눈감고 앉아서 애쓰는것이다.

과정중에 해답이 있으며 그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 과정이 기도가 되던, 참선이 되던, 우상을 향한 절이되던 무릎을 꿇던 상관은 없다. 그곳에 내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글로 쓸수 없지만, 언어는 아니지만 내 자신에 긍률함으로 단심(丹心)의 눈물이 흐를때까지, 선회(旋回)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김기덕 감독에게도 요즘 그런 바보들이 많이 보이는 모양이다. 요즘 <사마리아>를 비롯해 그런 바보들 씹는 작품들 일색이다. 결국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온 우리 모두들에게 던지는 마지막 질문들임을 그도 아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 또한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서 자신이 직접 출연해 선회(旋回)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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